윤도현 랜드로버

나는 가수다에서 빈부격차를 느끼게 해준 장면

나는 가수다

[리뷰 걸이 말한다] 요즘 들어서 매주 마다 일요일 오후 5시 20분이 기다려진다. 바로 《나는 가수다》를 보기 위해서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가창력을 소유한 레전드급 가수들의 극한 서바이벌을 보기 위해서 일주일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돌 그룹들과 댄스음악으로 편향된 방송 가요계에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무대를 보여주고 진짜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든다는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의 의도에 반했다. MBC는 가창력 있는 가수들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로 감동을 전하는데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의 목적이 크다고 했다. 

MBC 방송국

우리들의 일밤 –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의 공연 당일 화면을 보면, MBC 방송국을 클로즈업 한 번 시켜주고 무대 세팅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 뒤, 《나는 가수다》의 경쟁자이자 출연자인 ‘7인의 가수’들의 방송국 도착 장면을 보여 주는데. 도착하는 가수들의 순서대로 경합에 임하기 전 심경을 물어보는 인터뷰가 있었다. 가수를 태운 자동차가 주차장을 들어오는 장면부터 차에서 내려 차 문을 닫고 방송국으로 들어오는 장면까지 매우 자세하게 촬영하여 마치 파파라치 컷처럼 느껴지는 현장감을 더했던 것은 사실이다. 

김연우 김범수 밴
박정현 승합차

하지만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의 하차 장면까지 그렇게 자세히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껬냐는 의문이 들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가수를 태운 차의 주차장 입장 장면을 굳이 보여줘야 할까 하는 생각이다. 가수마다 타고 온 차종이 제각기 달랐고 또 거기에서 빈부격차를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가수의 도착 순서까지 ‘첫 번째 도착한 가수’, ‘두 번째 도착한 가수’라든지 ‘가수 1’, ‘가수 2’ 등으로 자막 처리까지 해서 너무 자세히 보여주었기에 외제 밴을 타고 온 가수, 고가의 외제 자가용을 몰고 온 가수, 국산 승합차에서 내리는 가수들이 각각 비교되어 보였다. 김연우, 김범수가 밴에서 내리고, 윤도현, 이소라는 개인 자가용에서, BMK, 박정현, 임재범은 국산 승합차에서 각각 하차했는데. 

윤도현 랜드로버
임재범 승합차

그 중 특히 윤도현은 싯가 1억 원을 호가하는 랜드로버를 타고 와서 하차하여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고 문을 닫는 장면까지 세세히 포착되어, 국산 승합차에서 내리는 임재범과 비교가 되었는데. 평소 윤도현이 임재범을 대단히 존경하는 선배로서 모시는 장면이 연상되어 아이러니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러 비교하려고 했던 게 아니고 저절로 비교되게끔 세세한 앵글이 잡혔기에 그렇게 느껴진 이유가 더 강하다. 대한민국이 자본주의 국가이니 연예인들 개개인이 뭐를 타고 다니든 탓할 바가 아니지만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시청자들이 거의 완전한 진정성을 느낄 만큼 편집의 묘미를 살려주었더라면 하는 바람이 더 큰 것이다. 

나는_가수다 2011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여기서 둘 중의 한쪽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 둘 중의 한쪽이란, 가수와 방송 편집 중 한쪽. 아니, 방송국 측에서 편집을 좀 더 신경 써주는 편이 더 낫다. 스타들이 차에서 내리는 장면은 주로 연말 시상식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는 이 장면이 없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가수들이 연습하는 장면이나 인터뷰 장면 등을 약간 더 넣는다면 도착과 하차 장면은 빼고도 충분히 더 흥미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MBC에서 주관하는 거니 방송국은 크게 한 번 보여줘야 할 거고 무대 세팅 장면도 긴박감을 더하는 요소로 보기 좋았다. 시청자들이 ‘나가수’를 볼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청자로 하여금 감동과 눈물을 쏟아내게 만드는 가수들의 열창의 무대’임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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