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걸이 말한다] 최근 며칠 나가수 스포일러, 나가수 난동 등의 포털사이트의 메인화면 제시어로까지 소개된 루머와 기사들로 많은 혼란과 홍역을 앓은 터라 과연 스포일러와 얼마만큼 일치하는지 궁금해 이번 나가수 방송은 안 볼 수가 없었다.
편집 논란
JK 김동욱의 인터뷰로 시작된 29일의 《나는 가수다》는 한마디로 옥주현을 위한 지나친 편집이 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방송이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경연 시작 전 JK 김동욱의 인터뷰와 가수 소개가 끝나고 옥주현 인터뷰 순서에서 옥주현이 인터뷰 질문에 대답할 때마다 ‘하하하’ 하는 간드러진 배경 웃음소리에 깜짝 놀랐다! 이 준비된 배경 웃음소리는 주로 시트콤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배우가 약간만 오버액션을 취해도 ‘하하하’ 하며 나오는 바로 그 녹음된 소리, 방송극의 분위기를 업 시키려고 사용하는 기능쯤으로 세뇌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방정맞은 녹음된 웃음소리는 안 썼으면 하는 바람이 평소 많았다.
옥주현 인터뷰
옥주현이 인터뷰 질문에 한 마디 대답하면 ‘하하하’ 소리가 나와 저게 뭐지 하는 생각과 함께 너무 뻥쳤다. 아! 분위기를 억지로 연출하고 있구나. 가수가 경연에 임하기 전 인터뷰에 대답 내용이 ‘억지웃음’을 유발할 만큼 우스운 내용이 있나 싶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시스템인가 의아해하며 가만히 보니 다른 가수들의 인터뷰에서는 아무도 그런 배경 녹음이 들리지 않았다. 신정수 PD의 노골적인 옥주현 강조하기 편집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 무척 실망스러우며 씁쓸했다.
임재범의 새 가수들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알 수 있는 단면은 인터뷰 내용으로 알 수 있는데.
맹장수술한 지 딱 7일째, 몸이 아파서 잠깐 쉬겠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온 건데도 새로운 가수들도 궁금하기도 하고 노래하는 걸 보고 싶어요. 왜냐면 저도 노래하는 놈이라 한편으로는 ‘얼마나 하니 너희들?’ 보고 싶은 거예요. 왜냐면 다른 무대하고는 틀려요. 여기는 《비상》은 저도 노래하기 힘든 노래에요… 철저히 고립되고 철저히 외롭고 자기 스스로 나는 세상에 나가고 싶어라고 외치는 거지, 세상 사람들에게 알릴 수 없는 자기 마음의 외침이에요…
군데군데 임재범의 못마땅한 멘트가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오자마자 동료들을 챙기는 호랑이의 대범함을 볼 수 있었다.
소라 씨, 어때요. 지금? 너무 아파 보여요. 범수 어떡하니 자전거 사고? 지금 희한한 게… 짜증이 나. 노래하고 싶어서
라고 말하는 임재범의 표정과 말에서. 경연이 시작되고 사회자를 기다리는 청중평가단 앞에 임재범의 깜짝 등장으로 평소보다 더 큰 박수가 터졌다.
임재범 《나는 가수다》 마지막 인사
이 박수 소리가 무척이나 그리울 것 같아서 제가 혼자 이불 속에서 눈물 흘릴 것 같네요. 제가 이제 《나는 가수다》에 출연을 못 하게 됐습니다. 제 욕심은 여기 서서 오늘도 노래하고 싶은데 배에 힘이 안 들어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금 하차해야 하는 게 속이 상하는데,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여러분들에게 저를 알릴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나머지 무대에서 승부를 겨루는 모든 가수들을 위해서 자기 식구라고 나의 오빠고 내 동생이고 아들딸이라고 생각하셔서 충분한 박수 응원 보내주시고요. 마음에 안 들더라도 박수 먹고사는 게 저희거든요. 여러분들의 사랑. 또 언젠가 어떤 기회가 주어져서 만약에 돌아올 수 있는 운명이 있다면 또 그 자리에서는 다시 한번 노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오
임재범은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지금 아픈 몸이지만 저도 무대에 서고 싶어요. 왜 안 짜증 나겠어요? 지금… 하필이면 이때 터져가지고…
《나는 가수다》에 바라는 점?에 대해 임재범은
가요계가 진정한 가수들이 살아남아야 하는 그게 원칙이잖아요. 역시 등수를 벗어나고 그게 아무 의미 없다는 걸 이미 국민들이 다 알고 계시니까 그럼 됐죠… 뭐… 그럼 승리한 거예요, 《나는 가수다》는. 된 거에요…
임재범 그는 호랑이 대인배였고 진정 포용력 있는 왕이었다!
이소라 대신 윤도현이 사회로 나온 것은 나가수 스포일러 내용과 일치해 또 놀랐는데. 가수별 미션곡 리스트는 김범수(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 BMK(김광진의 편지), 박정현(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 이소라(소울다이브의 주먹이 운다), 윤도현(마그마의 해야), JK 김동욱(임재범 비상), 옥주현(이승환 천일동안)이라고 자세히 적혀있었던 나가수 스포일러와 완전히 일치한 순서대로 진행됐는데 첫 방송부터 자신의 히트곡을 안 부르고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라는 미션으로 출연 가수들이 직접 고른 노래로 경연을 했다.
같이 보기
컨디션이 안 좋은 김범수의 《네버엔딩스토리》는 전설적인 이승철의 록 발라드에 비교되었고 파워 또한 역부족으로 힘에 부친다는 인상이 들었으며, BMK의 《편지》는 성량을 너무 크게 맞추고 개인적인 감정을 낭비해 서정적인 노래 자체의 묘미를 못 살렸다. 박정현의 《그대 내 품에》는 노래에 자신을 맞춰 분위기를 이끌지 못한 듯하여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부르던 절제된 보이스와 많이 비교되었다. 또 첫 무대에 너무 긴장하여 이미 얼어버린 표정으로 노래한 JK 김동욱의 《비상》은 임재범의 카리스마와 너무 비교되어 불쌍하기까지 했는데 노래의 흐름에 따른 강약 조절이 부족하고 크게만 지르려 했던 무대라 안타까웠으며 프로로써는 아직 좀 부족해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반면 이소라의 《주먹이 운다》는 랩을 동반하여 노래에 자신을 파묻으며 변신이란 게 뭔지를 보여주며 매우 주관적이면서도 신선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윤도현의 《해야》는 정말 힘찬 로커의 진수를 아쉬움 없이 보여주며 조하문이 이끌었던 마그마의 《해야》 만큼이나 멋진 무대였기에 감동한다.
마지막으로 옥주현의 《천일동안》은 BMK 만큼이나 커다란 성량으로 불러 이승환이 일궈 놓은 대한민국 대표 발라드의 감성과 서정성이 사라진 노래가 되어 너무 부자연스러웠다. 거기에 더하여 스스로에 자아도취해 눈물범벅으로 마스카라를 온 얼굴에 번지게 한 액션에 크게 감동되지 않았다. 임재범이 《여러분》을 부르다 흘러나왔던 눈물, 온 시청자들도 덩달아 복받쳐 흘렸던 눈물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달라 실망스러우며 과장된 제스처에 《나가수》를 이제 더는 봐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순간 스쳤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를 선곡할 때는 그 곡이 자신과 적절한 매치가 되겠는지를 맨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목 상태 안 좋은 박정현, 감기로 고생 중인 이소라, 역시 최악의 컨디션인 김범수였던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왜 김경호나 이승철을 섭외에 외면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그 두 가수는 불러만 주면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경쟁 가수에 누가 존재하는가에 따라서도 가수들의 경연에의 열의와 그 결과는 달라짐을 이미 보았다. 임재범이 같이 경연했을 때는 7인의 가수 모두가 온 힘을 다하여 열창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연 순위
이날 청중평가단 투표 결과 옥주현은 21.5% 지지율로 1위에 등극했고, BNK는 7위에 매겨져 탈락 위기에 처하게 됐다. 윤도현 2위, 박정현 3위, JK 김동욱 4위, 이소라 5위, 김범수 6위다.
옥주현 나는 가수다 1위 소감
전 정말 기대도 안 했었고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해서 좋은 무대를 같이 꾸려가는 일원이 되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옥주현은 1위 논란이 있은 뒤에도 6월 5일 방송에서
손에 땀을 쥐고 방송을 봤어요.
그날의 긴장감·떨림이 다시 새록새록 살아나더라고요
라고 벅찼던 감동을 전하며 소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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