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의 몸매가 화두가 됐다. 그 이유는 살찐 엄정화에 대한 인터넷 뉴스 매체들의 기사 글과 제목들 때문이다. 살찐 엄정화에 대한 연예 기사들은 매체들 마다 제목들은 각양각색이었지만 공통적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5월 2일 영화 《마마》의 제작보고회, 엄정화는 이전에 비해 다소 살찐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날 흰색 원피스로 화사한 멋을 낸 엄정화는 “극 중 야쿠르트 아줌마여서 메이크업 시간도 매우 짧더라”라며, “아이 엄마 역할이라 살찌는 것도 그냥 두고 마음 편하게 임했다” 라며 미혼 배우인 엄정화는 엄마 연기를 해본 소감으로 “아이를 갖고 싶다” 라는 깜짝 고백도 했다. 깜짝 발언에 사회 박경림이 “엄정화 씨가 동생 엄태웅 씨를 키웠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래서 엄마 연기를 잘하나 보죠” 라고 해 좋은 분위기의 시사회였다.
하지만 영화 《마마》에서 11살 시한부 생명의 아들은 둔 억척 엄마 역할임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연예부 기자들이 엄정화 기사 제목을 ‘몸매’나 ‘각선미’에 치중해 올려 네티즌의 댓글 악플 세례를 폭탄으로 맞았다.
그녀는 극중 역할에 충실한 연기를 위하여 살이 찌는 것을 일부러 내버려 뒀다고 분명히 설명했음에도 불구, ‘몸매 실종’등의 기사 제목들은 잔인하다 못해 어이 상실하고 정신을 못차릴 정도다. 그녀가 지난해 5월 갑상선암 수술한 사실을 모르는 기자들일 리도 없고. 갑상선암 투병 후 영화에 임한 배우에게 ‘각선미’ 표현은 무개념이다 못해 모독이다.
모 매체는 엄정화의 “살찌는대로 내버려 뒀다”라는 발언을 ‘엄정화 망언’이라는 표현으로 왜곡하였고, 다른 한 매체는 ‘엄정화 S라인 실종’으로, 또 다른 매체는 ‘엄정화 허리 실종’ 등으로 제목을 올렸다. 서너 개가 아니라 수십 개의 제목들이 대동소이한 것을 발견하고는 경악했다.
이런 현상이 왜 만연할까? 이런 쓰레기 기사들을 왜 우리가 읽어줘야 되는가? 특정 연예인의 인신공격도 모자라 인격을 말살하는 동시 저속하고 낚시성 농후한 제목으로 기사를 올려 돈을 벌고 있단 말인가! 빗발치는 네티즌의 비난이 더하면 더할수록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치 떨리는 언론의 현주소이다.
한 번쯤 클릭해보고 싶은 엄정화 기사 제목의 좋은 예를 나열하면, ‘살찐 엄정화 이유 있었네 요구르트 아줌마기에’, ‘마마 엄정화 엄마 역할 재밌어 아이도 갖고 싶어”, ‘살찐 엄정화 미소는 아름다워’ 등이다. 반면 악플이라도 한 줄 휘갈겨 주기 위해 클릭하게 되는 기사 제목의 나쁜 예를 나열해 보면, ‘살찐 엄정화 S라인 실종’, ‘허리실종 엄정화 통통 S라인’, ‘시사회장에서 살찐 엄정화 충격 너무 멀리 가셨어’ 등인데. 이 밖에 ‘후덕 엄정화’ 이런 제목들도 뉘앙스로서는 별로라는 느낌이다.
기자여!
‘그녀가 암을 딛고 영화 역할에 충실했다’라는 등의 감동적이며 훈훈한 비하인드스토리는 못 쓸지언정, 3류 지라시를 방불케 하는 기사 제목으로 연예인을 굴욕 주고 독자들을 우롱해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매체의 연예부 기자들 대다수가 진정한 감동과 날카로운 비평, 좋은 정보성의 기사를 송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전쟁이 난 양 서로 앞다투어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기사 제목으로 송고를 남발하고 있다.
독자의 관심을 단숨에 끌기 위해 흥미 본위의 글과 제목으로 저속하고 낚시성에 선정적인 뉴스를 보도하여 독자들의 정신까지도 함께 매도한다. 옐로 저널리즘에 찌들어 이미 기자들의 머릿속은 광고와 푼 돈 생각밖에 없으니. 더욱 존경받는 기자상을 정립하고 어떻게 해서 알찬 매체가 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최초 입력 2011. 5. 3. 06:54 기타 ⓒ 리뷰 걸이 말한다, 무단 복사, 전재 및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