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80년대 록밴드 멤버들 과거 사진

아름다운 강산, 작사/작곡: 신중현

세 밴드의 등장 이후 록은 이제는 소수의 음악이 아니었다. 대형 공연마다 시나위, 부활, 백두산 등 록밴드가 초청됐고 더 많은 사람이 록을 즐기게 됐다.
20대 초반의 이들은 함께 공연할 때면 자신의 음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서로 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 그때마다 팬들의 응원전까지 더해져 치열함이 전쟁을 방불케 했다.
경쟁의식 대단했어요. 대단했고 그 경쟁에 가장 탑 위치에서 정면승부를 그러니까 이날 공연이 끝나고 나면 누가 깨진 거냐 누가 이긴 거냐는 기타리스트가 결정하는 거였어요. 오늘 누가 가장 기타를 빨리 쳤는가 오늘 누가 가장 으악 죽이게 모션을 질렀는가.
– 신해철
대철이 형님 파, 태원이 형님 파, 도균이 형님 파로 나뉘어서 누가 더 낫다, 야 이 형은 이 프레이즈가 가능한데 그 형은 안 되잖아 이게. 그러면서 우리끼리 싸우고.
– 박완규
증언, 3대 기타리스트
김도균

무대에 섰을 때는 이건 뭐 전사고요 운지(손가락 움직임)가 세요. 되게 너무 세요. 에너지도 엄청나게 센 사람인데 그걸 누르고 사는 거죠. 어떻게 보면 제가 현재 지금 로커로서 살아가는 많은 멘토 중의 한 사람이에요, 김도균은.
– 임재범
신대철

손을 스치고 가면서 얘기를 하는 그런 느낌 같은 걸 저는 신대철한테서 받았어요. 그 느낌.. 말하는 것 같아요. 똑같은 노래를 해도 사람들한테 눈물샘을 자극하고 가슴을 쳐서 눈물을 흘리게 하는 사람이 있고 똑같은 노래를 줘도 그냥 잘한다 좋다 끝 이런 게 있잖아요. 그 차이라고 보시면 돼요.
– 김종서
김태원

천국에서 막 이런. 스무 살짜리가 천국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기타로 천국의 모습을 표현해내는 부분에서 이 사람은 천재다
– 이윤석
이들의 각기 다른 스타일은 독창적이 되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지독한 연습으로 얻어진 결과였다.
그것은
록을 꿈꾸는 또 다른 이들에게 지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형들이 준 영향이 컸고
그 불꽃 튀는 열정이
지금까지도 그 불씨, 재로 남아서
록 음악이 지금까지도 숨 쉬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박완규, 1996~1998 그룹 ‘부활’ 멤버

실제로 90년대 이후 등장한 록밴드들은
이들 3대 밴드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태원이 형이 저를 좀 귀여워하시는 바람에 이런저런 것들을 가르쳐 주시고 집에서 대화하고 기타 들고 따라다니고 이럴 기회가 생기면서 그 당시에 한창 에너지가 피어오르던 뮤지션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저한테 생긴 거죠. 그게 제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됐고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록 밴드 YB의 윤도현 역시 10대를 3대 밴드의 음악과 함께 보냈다.
당연하죠. 네 그때는 어떻게 하면 이런 밴드처럼 하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지난봄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동경해 온 우상과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경연하는 무대보다 임재범 씨가 출연한다는 그 사실에 더 떨렸어요. 과연 어떨까, 실제로 보면 그래서 만났잖아요 심장이 정말 터질 것 같더라고요. 저희 팬 한 분이 어디에 ‘윤도현 씨가 로큰롤 베이비면 임재범 씨는 로큰롤 대디인가요?’ 이렇게 썼던 것을 몇몇 분이 써 주셨어요. 그게 생각나서 말했는데 그게 또 그렇게 되더라고요.
– 윤도현
만나자마자 그냥 좋으니까 안아 줬어요. 그 친구가 어려워서 주눅 들어 있더라고요. 저 친구는 또 왜 저래 아, 나는 너 사랑한다 그 뿐이다 니가 록을 열심히 하고 지지하고 꿋꿋이 버티고 있는 거. 그게 힘들거든요.
저도 되게 좋았어요. 로큰롤 대디 그러길래 그래, 너도 늙었지만 내 아들 하든지.
– 임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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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입력 2011. 7. 9. 09:52 방송 리뷰 ⓒ 리뷰 걸이 말한다, 무단 복사, 전재 및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