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처음 데려온날 나의 실수들

처음엔 정말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

우연히 동물병원앞을 지나다가 너무나 귀엽게 나를 보며 웃는 그 모습에 홀리듯이 데리고 와버렸으니.

물론 하루를 고민하긴 했다. 입양해야 할까 말까.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제약이 있었지만, 이렇게 귀엽고 주인을 만난듯 웃어주는데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서 데려왔다.

대부분이 나랑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덜컥 입양부터 하고 그 다음에 어떻게 키울지 알아본다는거.

처음 강아지를 데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기쁨에 정신이 없었다.

다들 이건 똑같을것 같다. 인스타에 “새 가족이 생겼어요” 하고 올리고…

어머! 너무 귀여워요, 이런 댓글들에 대댓글 달면서 뿌듯함 느끼고…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자 그제서야 현실적인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강아지는 어디에서 자야 할까, 밥은 얼마나 줘야 할까, 화장실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생각보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 강아지를 데려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준비보다 감정이 먼저 앞서는 것’이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강아지를 키우는 대부분의 시작이 사실은 그런 순간에서 출발한다. 문제는 강아지를 집에 데려온 뒤에야 사료, 배변패드, 장난감, 이동장 같은 것들을 급하게 찾아보게 된다는 점이다.

나도 첫날 밤에 인터넷을 뒤지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씩 주문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가 강아지를 처음 데려온다고 물어본다면 가장 먼저 하는 조언이 하나 있다.

처음 며칠은 환경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 주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가 심심할까 봐 장난감을 여러 개 사 놓거나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하는데, 사실 처음 집에 온 강아지는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한다. 낯선 공간, 낯선 냄새, 낯선 사람들 속에서 작은 몸으로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 며칠 동안은 생활 공간을 너무 넓게 주지 않고, 한쪽에 편하게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료와 간식을 갑자기 바꾸지 않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것도 몰라서 내가 좋은 것 같다는 이유로 사료를 바꿔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강아지가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강아지는 갑작스러운 사료 변화에 꽤 민감한 편이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처음에는 기존에 먹던 사료를 그대로 유지하고, 바꾸더라도 며칠에 걸쳐 조금씩 섞어가며 바꾸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 건 완벽한 보호자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않는 것이다.

처음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면 작은 행동 하나에도 걱정이 많아진다. 밥을 조금만 덜 먹어도 괜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검색을 하고, 잠을 오래 자면 혹시 아픈 건 아닌지 계속 들여다보게 된다. 하지만 강아지도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적응해 간다. 보호자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서툴지만 하루하루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리듬을 알게 된다.

얼마 전에는 친한 친구가 새끼 강아지를 입양했다며 연락을 해왔다.

사진을 보내왔는데 딱 봐도 이제 막 집에 온 티가 나는 얼굴이었다. 눈은 동그랗게 떠 있고, 몸은 작고, 모든 것이 낯설다는 표정이었다.

친구는 처음 키우는 강아지라서 그런지 메시지가 연달아 왔다. “밥은 얼마나 줘야 해?”, “밤에 계속 낑낑대는데 왜 그러지?”, “화장실은 언제 가르쳐야 해?” 같은 질문들이었다.

그래서 내가 예전에 겪었던 이야기를 하나씩 해주기 시작했다. 처음 집에 온 강아지는 낯선 환경 때문에 밤에 울기도 하고, 낑낑거리기도 한다는 것. 그게 꼭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무서워서 그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혼내지 말고 조용히 옆에서 안정감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또 하나 알려준 것은 공간을 너무 넓게 주지 말라는 것이었다.

처음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보통 집 전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게 오히려 강아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배변패드가 있는 공간과 쉬는 공간을 어느 정도 구분해 주면 적응이 훨씬 빨라진다고 말해주었다.

며칠 뒤 친구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강아지가 이제는 조금 적응했는지 밤에도 덜 울고, 밥도 잘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모든 게 어렵게 느껴졌는데 며칠 지나니까 조금씩 감이 오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데 괜히 예전에 내가 처음 강아지를 데려왔던 시절이 떠올랐다.

강아지를 처음 키운다는 건 사실 작은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봐도 막상 실제 상황에서는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도 그렇게 하나씩 겪어가면서 보호자도 배우고 강아지도 새로운 집에 적응해 간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꽤 많은 실수를 하면서 강아지를 키웠다. 준비 없이 데려온 것부터 시작해서 사료를 갑자기 바꿨던 일, 장난감을 너무 많이 사줬던 일까지. 그래도 다행인 건 강아지가 그 모든 시간을 함께 지나와 주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처음 강아지를 데려온다고 하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중요한 건 서툴더라도 그 시간을 함께 보내며 조금씩 배우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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