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키우면서 진짜 달라진 소비 습관

나는 원래 충동구매형 인간이었다

나는 지금 갈색 푸들, 페르시안 친칠라, 스코티시 폴드 이렇게 총 3마리의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살고 있다.

처음 입양한건 갈색 푸들이었는데, 그전에 자유롭게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나는 충동형 인간이었다.

길거리를 지나다가도 사고 싶은게 있으면 덥석 집어들고, 집에서도 tv 를 보다가 어머, 저건 사야해 하는게 있으면 바로 온라인 주문을 하곤 했다.

사료값이 고정비가 된 날부터 소비가 달라졌다

그러다가 강아지가 들어오고, 고양이 2마리가 더 들어오면서 매달 들어가는 사료값이 장난이 아님을 문득 깨달았다.

여기에 더해 강아지 배변패드와 고양이 사료. 이건 무조건 고정비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순간부터 마치 가장이 된 것처럼 나의 충동구매식 과소비는 저절로 고쳐지게 되었다.

사실 키워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카드대금에서 반려동물 관련 고정비가 얼마나 큰 비율을 차지하는지. 이건 내가 개인적인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수입지출 발란스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인테리어보다 안전을 먼저 따지게 됐다

처음에는 반려동물 하나도 없는 집을 최대한 예쁘게 꾸미고 싶다는 욕망에 가득 차 있었다. 소파는 트렌디한 베이지색, 커튼은 하늘색으로 깔맞춤하고, 살짝 모던한 감성의 액세서리를 여기저기 두곤 했다.

그러나 우리 집에 새로운 가족들이 들어오면서 이 모든 것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갈색 푸들이 들어오고 나서야, 나는 인테리어라는 것이 한순간에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강아지를 위해서라면 예쁜 소파조차도 하얀 담요를 덮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고, 페르시안 친칠라가 있을 바닥에는 푹신한 카펫 대신 안전한 매트를 깔아두게 됐다. 내가 좋아하던 인테리어보다 이 작은 존재들의 안전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평소 같았으면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에 민감하게 반응했겠지만, 이제는 이들이 다칠 위험이 있거나 불편함을 줄 수 있는지부터 먼저 생각하게 된다.

점점 그 기준을 갖고 선택하다 보니, 우리 집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한다. 거실 한쪽에는 강아지 계단이 있고, 고양이들의 털이 덜 붙는 소파를 고르는 순간, 나의 소비 패턴은 말 그대로 어른스러워진 것이다. 제일 귀여운 모습을 보고 싶어서 집안 곳곳에 놓은 것들이 의외로 그들의 안전을 더 고려한 선택이었다는걸 이제야 깨닫는다.

그렇게 하나하나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 덕분에, 비록 완벽하게 깔끔한 모습은 아니지만, 사랑이 넘치는 공간이 되었다.

싸게 사는 것보다 오래 쓸 수 있는 걸 찾게 됐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덥석 물건을 집어들던 내 습관이 반려동물과 함께한 이후로 크게 바뀌었다. 갈색 푸들과 고양이 두 마리가 내 생활에 스며들면서 ‘한 번 산거 오래 써야겠다’는 생각이 깊이 자리 잡았다. 예전엔 가격표에 눈이 먼저 갔지만, 이제는 내 반려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존속 가능한 물건을 선택하게 된다.

추운 겨울밤 따뜻하게 덮어줄 담요 한 장도, 금방 낡아버릴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그들의 편안함을 지켜줄 것인지 고민하며 고른다.

강아지 장난감조차 처음엔 귀엽고 저렴한 것들을 잔뜩 사곤 했으나, 강한 이빨 앞에서 무너지는 그 모습을 몇 번 본 이후로는 튼튼하고 오래 갈 수 있는 것들이 더 낫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원하는 가성비는 결코 가격만이 아니라, 그 물건이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 됐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선택이 망설여지고, 결제 버튼 앞에서 잠시 망설이고는 했지만,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아쉬움을 덜어주리라는 믿음이 쌓이면서, 내 소비 패턴은 점차 변화해갔다.

결국, 싸게 사서 자주 바꾸기보다는, 비싸더라도 오래 같이 할 수 있는 물건을 선택하면서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진정한 삶의 가치와 만족을 느끼게 됐다. 오래 쓸 수 있는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새로운 기억과 추억이 된다.

한때는 ‘싸고 좋은 게 최고’라 믿었던 내게, 이제는 오래도록 함께할 만큼 견딜 수 있는 것이 진짜 가치를 지닌다고 느끼게 됐다.

동물병원 비용을 경험하고 나서 생긴 비상금 통장

처음에는 반려동물의 건강이 이렇게나 중요한지 몰랐던 것 같다. 그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랐을 뿐, 그들이 아플 거라곤 생각조차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처음으로 동물병원을 찾게 되면서, 진정한 현실을 마주했다. 갈색 푸들의 작은 몸이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순간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병원이 주는 안심과 동시에 고액의 진료비 청구서를 마주했을 때, 마음 한 켠이 먹먹해졌다. 반려동물 보험을 들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갑자기 닥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그리하여, 결국 생겨난 것이 바로 비상금 통장이다.

일상의 지출에서 조금씩 아껴 모은 비상금 통장은 내 마음에 안정을 주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매달 일정 금액을 따로 떼어 놓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번 달만 잘 버티면 다음 달이 쉽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이 비상금 통장을 보며 적어도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반려동물이 아플 때 빠르게 병원에 데려갈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으니, 작은 걱정에서도 조금은 해방되는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면서 생긴 비상금 통장은 나와 그들을 위한 안전망이 되었다. 작은 통장이지만 이 안에는 나의 사랑과 책임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언제라도 필요할 때, 내 소중한 친구들에게 기댈 수 있는 쉴 곳이 되어줄 것이다. 사람도 반려동물도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건 바로 이런 작은 대비라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내 외식비가 줄고 반려동물 간식비가 늘었다

처음엔 친구들과의 매일같은 외식이 나에겐 매우 기다려지는 즐거운 일상이었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수다 떨거나 호기심에 새로 생긴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게 보통이었다는. 그러나 반려동물들이 생긴 이후로 내 소비 패턴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 변화는 가장 먼저 외식비에서 나타났다.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점점 줄어들던 외식비는 결국 반려동물 간식비로 이어지게 되었다.

갈색 푸들과 두 마리 고양이들이 저의 새로운 가족이 된 후, 자연스럽게 그들을 위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되었다.

그들의 까무잡잡한 눈동자를 마주할 때마다, 어쩐지 그 무엇보다 이 작은 친구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제 주말 오후에 커피 한 잔보다는 집에서 반려동물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훨씬 더 가치 있게 다가온다는.

외식 대신 집에서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그들 역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간식을 준비하게 되었다. 요즘은 반려견 간식이나 고양이 츄르 같은 새로 사서 먹여보고 싶은 리스트가 만들어지고, 심지어 새로운 맛을 시도하는 기분에 흥분되기도 한다.

이건 나만 그런건 아닐 것이다.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마음인듯.

자연스럽게 좋은 재료로 만든 반려동물 전용 간식이 필요했고, 그게 의외로 비용이 꽤 들어가는 소비였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외식비가 줄어든 만큼, 반려동물 간식비에 기꺼이 투자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그들의 건강과 행복을 더 많이 신경 쓰게 되었다. 한때는 외식에 쓰던 돈을 이제는 반려동물의 다채로운 간식에 쓴다는 생각이, 처음엔 다소 어색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보람 있는 선택이 됐다.

결국, 우리의 생활이란 가장 소중한 우선순위를 찾아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작은 입에서 느껴지는 행복이 얼마나 큰 기쁨으로 다가오는지를 배우게 된, 꽤 멋진 경험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여행 계획 자체가 바뀌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여행의 양상마저 완전히 변화시켰다. 혼자였을 때는 즉흥적으로 가방을 싸서 떠나는 여행을 즐겼다. 해외든 국내든, 한적한 백사장이든 북적이는 도시든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정처 없이 떠나는 것이 내 취미였다.

하지만 갈색 푸들과 고양이 두 마리가 내 가족이 된 지금, 여행 계획은 계획보다 더 자상하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사항이 되었다.

이제 어디로 떠날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떠날 것인가다. 우선 반려동물이 나와 같이 갈 수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믿을 만한 돌봄 서비스를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된다.

많은 호텔과 숙박업소들이 반려동물을 허용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환경이 적합하지 않거나,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한 안식을 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여행지는 반려동물이 함께 갈 수 있는, 그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로 한정되었다. 물론 때론 그들을 집에 두고 떠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 매번 안심할 수 있는 돌봄 서비스를 찾는 데 공을 들인다.

그들이 걱정 없이 내 여행시간 동안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것이다.

이처럼 여행의 방식과 목적지 자체가 달라지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여행이라는 것이 이젠 내게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여러 추억을 함께 만들고 그 순간을 공유하는 소중한 기회로 변모해 버렸다. 이 작은 변화가 처음엔 귀찮게 느껴질 수 있으나, 막상 그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순간은 나의 삶에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그들과 함께하는 순간이 나의 여행의 진정한 목적지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게 나는 어쩌면 더 자주 짐을 싸게 되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떠날 수 있는 여행지를 찾고, 그들의 이름이 적힌 여권마저 가방에 살짝 끼워 넣으면서. 잠시의 떠남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여정이 나의 여행 계획의 새로운 주요 과업이 되었다.

이상적인 여행은 이제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닌, 내 소중한 반려 친구들과의 공유의 장으로 확장된 것이다. 쓰지 않은 순간이 선명한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마치며 — 소비가 달라지니 나도 달라졌다

반려동물이 오면 생활패턴, 소비패턴 이 모든게 달라진다.


그리고 사실 나도 많이 달라졌다. 환경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바뀌었겠지.
뭔가 더 집순이가 된 느낌.
그리고 아직 싱글이지만 가족과 같이 사는 느낌.


앞으로 나에게 새로운 가족이 더 생길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는 너무나 안정감 있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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